• 제목
    바탕 4회 21번 24번
    2021.07.16 14:17:51
  • '그녀는 불에 덴 것 같은 화들짝한 경악에 • • • 손바닥 가장 깊은 곳에 담뱃불을 눌러 껐다.' 이 연의 시간적 배경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건가요?

    1. 이 연이 남자의 손바닥을 지진 날 밤이라면 21번에 2번 선지는 맞지만 24번에 3번 선지는 틀린 거 아닌가요? 빤히 응시하다가 놀라고 경악에 사로잡혔다는 건 충분히 고통에 반응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자의 손바닥을 지진 것에 대한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기 위해 자신의 손바닥을 지졌다고 생각해서 5번 선지를 골랐습니다.

    2. 이 연이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날 밤이라면 자신의 손을 지진 건 이 연과 동일한 시간대이기 때문에 21번의 2번 선지는 옳지 않습니다.
    저는 앞 뒤 연이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날이라 이 연도 동일한 시간대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자의 손바닥을 지진 날의 시간대가 저녁이란 건 나와있지만 시이모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대는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밤이라고 생각할 여지가 남아있어 이 연의 '밤하늘'이라는 단어로는 구분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 작성자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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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탕국어연구소
    • 2021.07.18 23:50:01

    안녕하세요.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우선 시간에 대한 이해부터 해 볼게요.

    1. ‘이제’는 ‘나’가 ‘그녀(이모)’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하는 시간입니다. 즉 서술자가 독자를 상대로 이모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 현재를 가리키지요.

    2. 여기서 ‘그날 밤’은 ‘그 겨울날’의 밤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후 ‘그날은 시작부터 이상한 날이었다’라고 이모가 말했으므로 ‘그날’은 ‘그날 밤’을 포함하는 시간입니다.

    3. 중간 줄거리와 이하 서술들은 이모가 이야기해 준 ‘그 겨울날(=그날)’의 사건들입니다. 그녀(이모)는 ‘그날’ 여러 사건을 경험하고 ‘그날 밤’ 집으로 돌아와 술을 마시면서 여러 생각들을 합니다. 그러다 ‘대학 1학년 겨울쯤’에 있었던 사건을 기억하지요. 즉 과 동기인 ‘그’의 손바닥에 담뱃불을 눌러 껐던 사건 말입니다. 그 사건을 회상한 후 ‘그녀(이모)’는 놀라 베란다로 가서 담배를 피우면서 왜 그런 짓을 했는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러고는 피고 있던 담배를 자신의 왼손바닥에 눌러 꺼지요.(그녀는 불에 덴 것 같은 화들짝한 경악에 사로잡혀 베란다로 뛰어나갔고, 담배를 피우는 내내 자기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 그녀는 눈을 감고 왼손을 깔때기처럼 오므리고 손바닥 가장 깊은 곳에 담뱃불을 눌러 껐다.) 여기까지가 ‘그날 밤’의 사건입니다.

    4. 지문 첫 머리에 ‘그러다 조금씩 변해서 지금처럼 살게 됐는데, 그게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 밤’ 이후부터인 것 같구나.’라는 이모의 말과 위의 정리를 종합하면, 이모는 자신의 손을(‘그’의 손이 아니라 ‘그녀(=이모) 자신의 손’을 지진 날 이후 삶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생처럼 오래전이었다’는 표현은, 그녀가 떠올린 ‘그’와 관련된 기억이 최근의 경험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있었던 일이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구절의 앞에서 언급한 ‘늙은 노숙자’나 ‘참외 씨 남자의 눈빛(제시문에서는 알 수 없으나 [A] 부분에서 언급한 ‘물고기 눈의 여자’의 ‘남편’입니다.)’이 바로 [A]에서 회상하고 있는 ‘그날’의 기억과 관련된 것들인데, 이와는 달리 아주 오래된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는 의미입니다. 그와 함께 ‘그’에 대해 평소에는 기억(인지)하고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전 사건(‘그’의 손을 지진 사건)을 인지(회상)한 ‘그날 밤’[= 그런데 이날이 그녀(이모)가 자신의 손을 지진 날이기도 합니다.] 이후 삶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예전 사건을 인지한 그날 밤 이후부터 삶이 달라진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이 ‘이모는 자신의 손을 지진 날’이기 때문에 2번 선지가 정답인 것입니다. 이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