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답변이 누락되어 많이 기다리셨을 것 같아요. 아래 답변을 덧붙입니다.
학습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질문 주세요!
(가)에서 곤궁한 모습은 ‘누항에 안거하여 단표의 시름없고’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습니다. ‘누항’은 ‘좁고 지저분하며 더러운 거리’를 의미하며, ‘단표’는 ‘대나무로 만든 밥그릇에 담은 밥과 표주박에 든 물이라는 뜻으로, 청빈하고 소박한 생활’입니다. 즉 이 구절은 ‘단표누항’이라는 고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해당 구절이 인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구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묻는 문제는 작품 전체에서 해당 구절의 의미를 파악해야 합니다. 때문에 비록 인용은 ‘은거의 바른 행실 허락하고 요순지도 즐기’고 있다는 부분을 인용하였지만 앞에서 설명한 ‘누항에 안거하여 단표의 시름없고’라는 구절과 함께 해당 구절을 이해하면 안빈낙도를 지향하는 삶이 드러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기출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 44번 문제 2번 선지에서는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의 ‘훈련받나봐, 아니야 발등까지 딱딱하게 얼었대’ 구절에 대한 이해를 묻고 있습니다. 해당 선지에서는 “‘아니야’는 배가 훈련을 받고 있다는 추측을 부정하는 표현으로, 배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배의 내부적 원인에서 기인하고 있음이 이를 통해 드러난다.”고 이해하고 있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은 선지로서 이에 대한 근거는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 ‘한강물 흐르지 못해’, ‘얼어붙은 하늘’, ‘언 강물’ 등과 같은 다른 구절들에서 내부적 원인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2019학년도 수능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34번 문제 4번 선지에서는 <출생기>의 ‘왕고못댁 제삿날 밤 열나흘 새벽 달빛을 밟고/유월이가 온 제삿밥을 먹고 나서’ 구절에 대한 이해를 묻고 있습니다. 해당 선지에서는 이 구절을 ‘화자가 태어난 날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출생에 대한 감격을 드러내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은 선지로서 이에 대한 근거는 [D] 이후에 나오는 ‘욕된 후예로 세상에 떨어졌나니’라는 구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