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1. 해설지가 틀린 것으로 판정한 이유는 해당 장면에서 갑사 치마가 신화영의 심리를 드러내는 장치로 쓰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갑사 치마는 무용 동작 속에서 시각적 효과와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물일 뿐, 인물의 내면이 투영된 매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학생이 말한 것처럼 그 부분은 실제로 관객이 무용을 바라보는 시선을 서술자가 전지적으로 담아낸 장면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에서 옳고 그름을 가르는 핵심은 서술 주체가 누구냐가 아니라, 치마가 인물의 심리를 투영하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따라서 학생의 해석이 맥락상 의미는 있지만, 정답 판단 기준은 ‘심리 투영 여부’에 있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2. 설의적 표현은 겉으로는 의문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그 답이 분명한 상황에서 오히려 그 내용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 기법입니다. 지문에서처럼 "까닭 없이 도량 바꿔 제 잇속을 차리는가", "도탄에 빠진 백성 어느 겨를에 눈을 뜰꼬"와 같은 표현은 답을 알 수 있는 의문 형식을 통해 현실의 부정적인 상황을 더욱 강조하고, 그에 대한 화자의 탄식이나 비판적 정서를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질문에서 말한 것처럼, "부정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가치를 강조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부조리함이나 비판할 대상을 강조하며 그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즉, 대상이 지닌 고귀함이나 의미 있음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부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지의 설명인 “대상이 지닌 가치를 강조한다”는 표현은 지문의 설의적 표현과 맞지 않습니다.
참고로 수능에서는 선지에 나오는 가치라는 말은 대상의 의미나 존재 이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선지는 오답으로 처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