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학생분이 짚으신 지점, 즉 <보기>에서 "목격자에 이르기까지 공동체 전체가 두려움에 떨고 상처를 입게" 되고 "특히 어린 세대에게 이런 경험은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라고 한 부분은 정확합니다. 즉 <보기>에 따르면 목격자도 상처와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는 것 자체는 맞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④번 선지의 서술 대상입니다. ④번 선지는 "어린 피해 당사자의 트라우마는 치유될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있군"이라고 하여, 트라우마를 겪는 주체를 '피해 당사자'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피해 당사자'란 폭력을 직접 겪은 사람, 즉 이 지문에서는 순임이 아버지처럼 실제로 폭력을 당한 인물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지문에서 '멍석마름의 일'에 결부되어 머릿속을 온통 점령당하는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은 '윤'입니다. 그리고 윤은 그 폭력을 직접 당한 당사자가 아니라, 그 폭력 상황을 지켜본 목격자입니다. 즉 지문에 제시된 것은 '목격자(윤)의 트라우마'이지 '피해 당사자의 트라우마'가 아닙니다.
<보기>에서 목격자도 상처를 입고 트라우마를 겪는다고 설명하고 있다는 점 자체는 맞지만, ④번 선지는 그 트라우마를 겪는 주체를 '목격자'가 아니라 '피해 당사자'라고 특정하여 서술했기 때문에, 지문(윤이 겪는 트라우마)과 선지가 가리키는 대상(피해 당사자)이 서로 일치하지 않게 됩니다. 이 대상의 불일치 때문에 ④번 선지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