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이 문제는 '(나)의 궁전 뜰'이라는 시어 자체가 가리키는 의미와 그 시어가 놓인 문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당 구절을 보면 "그도 마소 하면 새 짐승 되어 있어 / 빽빽한 궁전 뜰에 노닐며 즐기고저"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화자는 새나 짐승이 되어서라도 궁전 뜰에 가서 임과 함께 '노닐며 즐기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궁전 뜰'은 화자가 임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그리고 그곳에서 즐거움을 누리고자 하는 공간으로 제시된 것이지, 그 공간 자체에 슬픔이나 애상의 정서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이 말씀하신 것처럼 화자가 현재 유배 상황에 있고 임금을 그리워하는 연군가사라는 점에서 작품 전체에 흐르는 정서가 애상적이라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 문항은 작품 전체의 정서를 묻는 것이 아니라 '궁전 뜰'이라는 개별 시어가 어떤 분위기의 장소로 기능하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화자가 그곳에 가서 '즐기고자' 한다고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으므로, 그 공간 자체는 화자에게 소망하는 즐거움의 공간으로 제시된 것이며, 이를 애상적 분위기의 장소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학생이 제시하신 것처럼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통해 애상감이 간접적으로 환기될 수 있다는 해석도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해설에서 밝히듯 이 문항에서 요구하는 것은 시어가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분위기이며, '궁전 뜰'은 임과 함께 노닐며 즐기고 싶은 장소로 명시되어 있으므로 애상적 분위기의 장소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