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학생의 말처럼, (나)지문의 4문단에는 ‘제약이 강할수록 이자율(r) 변화에 따른 국민소득(Y)의 변화가 작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즉 통상적인 수학의 그래프에서 X축의 변화량에 따른 Y축의 변화량으로 기울기를 설명하는 것과 달리, Y축 변화량에 따른 X축 변화량을 따져서 그래프의 기울기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는 20세기 초 경제학자 마샬이 가격을 세로축 변수로 하고 수요량이나 공급량을 가로축 변수로 하여 경제 변수의 관계를 나타낸 것을 이후에 그대로 수용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 그래프는 세로축을 가격 관련 변수 가로축을 수량 관련 변수로 나타내고 많은 경우 세로축의 변화량에 따른 가로축 변수의 변화량을 통해 해당 그래프의 기울기를 설명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래프의 기울기 개념이 반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즉 가로축 변수의 변화량에 따른 세로축 변수의 변화량으로 기울기를 설명했다고 해서 수평에 가까운 그래프의 기울기가 가파른 것이 되고 수직에 가까운 그래프의 기울기가 완만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축의 변수를 독립 변수로 보고 어떤 축의 변수를 종속 변수로 보는지와 무관하게 그래프의 기울기는 해당 좌표 평면에서 수평에 가까우면 완만하고 수직에 가까우면 가파른 것입니다. 따라서 8번 문제의 그래프를 파악할 시 BP0이 BP1보다 기울기가 완만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간혹 경제 그래프 외에 과학적 변수 관계를 다루는 그래프에서도 이러한 경우가 나타나는데 이때에도 역시 그 그래프의 기울기는 수평에 가까운지 수직에 가까운지를 기준으로 기울기가 완만한지 가파른지를 따지면 됩니다. 따라서 1번 선지는 적절한 선지이며 정답으로 인정될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표준국어대사전의 ‘기울기’ 정의를 덧붙입니다.
‘기울기: 수평선에 대한 경사선의 기울어진 정도. 평면 위에 놓여 있는 직선이 엑스축의 양의 방향과 이루는 각의 탄젠트이다.’